太宰治『人間失格』[1]の講釈及び解釈
―p.308の下段からp.316の上段ま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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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역 |
自分が黙って、もじもじしているので、父はちょっと不機嫌な顔になり、 「やはり、本か。①浅草の②仲店にお正月の③獅子舞いのお獅子、子供がかぶって遊ぶのには手頃な大きさのが売っていたけど、欲しくないか」 欲しくないか、と言われると、もうダメなんです。お道化た返事も何もできやしないんです。お道化役者は、完全に落第でした。 「本が、いいでしょう」 長兄は、まじめな顔をして言いました。 「そうか」 父は、興覚め顔に手帖に書きとめもせず、パチと手帖を閉じました。 何という失敗、自分は父を怒らせた、父の復讐は、きっと、おそるべきものに違いない、いまのうちに何とかして取りかえしのつかぬものか、とその夜、蒲団の中でがたがた震えながら考え、そっと起きて客間に行き、父が先刻、手帖をしまい込んだはずの机の引き出しをあけて、手帖を取り上げ、パラパラめくって、お土産の注文記入の個所を見つけ、手帖の鉛筆をなめて、シシマイ、と書いて寝ました。 |
내가 입을 다문 채 우물쭈물하고 있자 아버지는 조금 언짢은 얼굴이 되어 “역시 책이냐. ①아사쿠사에 있는 ②나카미세에 ③설날 쓰는 사자춤에 사자탈을 아이가 쓰고 놀기에 적당한 크기로 팔고 있던데 갖고 싶지 않으냐” 갖고 싶지 않느냐고 물으면 이제는 틀린 것입니다. 익살스러운 대답도 무엇도 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익살꾼으로는 완전히 낙제였습니다. “책이 좋을 겁니다” 큰형은 진지한 얼굴을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냐” 아버지는 흥이 깨진 얼굴로 수첩에 적지도 않은 채 탁하고 수첩을 덮었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실수란 말인가, 나는 아버지를 화나게 했다, 아버지의 복수는 분명 끔찍할 게 틀림없다, 이 틈에 어떻게든 만회할 수 없을까’ 나는 그날 밤 이불 속에서 덜덜 떨며 생각하다가 슬며시 일어나 객실에 가서 아버지가 아까 수첩을 넣어두었을 책상 서랍을 열고 수첩을 집어 들고 종이를 팔랑팔랑 넘겨서 선물 주문기입 부분을 찾아내어 수첩과 같이 두었던 연필에 침을 발라 사자탈이라고 쓰고 잤습니다. |
2. 강석 및 해설
①아사쿠사(浅草)
아사쿠사는 도쿄도(東京都) 타이토구(台東区)의 동명. 또는 옛 도쿄 시 아사쿠사구(浅草区)의 범위를 가리키는 지역명으로 협의하게는 아사쿠사절 주변의 번화가를 가리키는 명칭으로도 쓰인다. 위에서는 이어지는 문장으로 보아 두 번째 의미인 아사쿠사절 주변의 번화가를 뜻함을 알 수 있다.
아사쿠사는 다자이 문학에 종종 등장하는 무대로「ダス・ゲマイネ」「狂言の神」「火の鳥」「正義と微笑」「たずねびと」「人間失格」등에 등장하고 있다.
②나카미세(仲店/仲見世)
아사쿠사절의 입구에 해당하는 카미나리몬(雷門)에서부터 본당(本堂)까지를 잇는 경내 길의 양 옆으로 줄지어있는 상점가. 현재 경내의 상가는 동쪽으로 54개, 서쪽으로 35점, 합계 89개의 매장이 있으며 길의 길이는 약 250m라고 한다.
③설날 쓰는 사자춤에 사자탈
사자 탈을 머리에 쓰고 춤추는 전통 예능인 사자춤(獅子舞)의 기원은 중국유래설, 인도유래설 등이 있으나 어느 것도 정확하지는 않다. 사자춤이 일본 각지로 확산된 것은 무로마치(室町)시대부터 에도(江戸)시대 초기이며 일본 각지의 설 맞이 행사와 길한 날 액병퇴치등을 기원하는 의미로 행해지고 있다.
※사진자료※
▲<그림1>아사쿠사 카미나리몬 ▲<그림2>나카미세 도오리 ▲<그림3>나카미세
▲<그림4>사자탈 ▲<그림5>어린아이용 사자탈
▲<그림1>다자이의 친부 ▲<그림2>다자이(7세)가족사진 ▲<그림3>다자이(15세)형제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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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分はその獅子舞いのお獅子を、ちっとも欲しくはなかったのです。かえって、本のほうがいいくらいでした。けれども、自分は、父がそのお獅子を自分に買って与えたいのだということに気がつき、父のその意向に迎合して、父の機嫌を直したいばかりに、深夜、客間に忍び込むという冒険を、敢えておかしたのでした。 そうして、この自分の非常の手段は、果して思いどおりの大成功をもって報いられました。やがて、父は東京から帰って来て、母に大声で言っているのを、自分は❖子供部屋で聞いていました。 「仲店のおもちゃ屋で、この手帖を開いてみたら、これ、ここに、シシマイ、と書いてある。これは、私の字ではない。はてな? と首をかしげて、思い当りました。これは、葉蔵のいたずらですよ。あいつは、私が聞いた時には、にやにやして黙っていたが、あとで、どうしてもお獅子が欲しくてたまらなくなったんだね。何せ、どうも、あれは、変った坊主ですからね。知らん振りして、ちゃんと書いている。そんなに欲しかったのなら、そう言えばよいのに。私は、おもちゃ屋の店先で笑いましたよ。葉蔵を早くここへ呼びなさい」
また一方、自分は、下男や下女たちを洋室に集めて、下男のひとりに滅茶苦茶にピアノのキイをたたかせ、(田舎ではありましたが、その家には、たいていのものが、そろっていました)自分はそのでたらめの曲に合せて、インデヤンの踊りを踊って見せて、皆を大笑いさせました。次兄は、フラッシュを焚いて、自分のインデヤン踊りを撮影して、その写真ができたのを見ると、自分の腰布(それは更紗の風呂敷でした)の合せ目から、小さいおチンポが見えていたので、これがまた家中の大笑いでした。自分にとって、これまた意外の成功というべきものだったかも知れません。 |
나는 사자탈을 조금도 갖고 싶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책 쪽이 좋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나는 아버지가 그 사자탈을 내게 사주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아버지의 의중을 따름으로 다시 아버지의 기분을 좋게 해드리기 위해 일부러 늦은 밤 객실에 몰래 숨어드는 모험을 감행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바로 그러한 나의 비장의 수단은 역시 생각했던 대로의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얼마 안지나 아버지가 도쿄에서 돌아와 어머니에게 큰 소리로 말하는 것을 나는 ❖내 방에서 듣고 있었습니다. “나카미세의 장난감 가게에서 이 수첩을 펴보니 이거, 여기에, 사자탈, 이라고 쓰여져 있는 것 아니겠소. 이건 내 글씨가 아니오. 어라? 하고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딱 생각이 났소. 이건 요조의 장난이오. 그 녀석은 내가 물었을 때는 히쭉거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도저히 사자탈이 갖고 싶어 견딜 수가 없게 됐던 거요. 어쨌든 거참 별난 녀석이니까 말이오. 모르는 척하고 야무지게 적어놓은 것 좀 보라지. 그렇게 갖고 싶었으면 그렇다고 말하면 될걸. 장난감 가게 앞에서 웃었다오. 어서 요조를 이곳으로 불러요”
또 한편으로 나는 하인과 하녀들을 서양식 방에 모아놓고 하인 한 명에게 아무렇게나 피아노 건반을 치게 하고(시골이기는 했지만 그 집에는 대개의 것들이 갖추어져 있었습니다)나는 그 엉터리 곡에 맞춰 인디언 춤을 춰 보이는 것으로 모두를 박장대소 시켰습니다. 둘째 형은 플래시를 터뜨려서 내 인디언 춤을 찍었습니다. 사진이 나온 것을 보니 자신이 허리에 두르고 있던 천(그것은 사라사 무늬의 보자기였습니다)의 이음매에 작은 고추가 보였기 때문에 이것이 또 집안의 큰 웃음거리였습니다. 내게 있어서는 이것 역시 뜻밖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2. 강석 및 해설
①서양식방(洋室)
일본 전통의 방식으로 다다미를 깐 화실(和室)과는 달리 목재를 사용한 바닥을 하고 서양풍으로 장식한 방을 주로 뜻하나 응접실이나 객실을 뜻하기도 한다.
②사라사 무늬(更紗)
사라사는 포르투갈어로 다섯 가지 빛깔을 이용하여 인물, 조수(鳥獸), 화목(花木)또는 기하학적 무늬를 물들인 피륙, 또는 그 무늬를 말한다.
※사진자료※
<그림1>다자이 사양관(아오모리현 소재) <그림2>서양관에 재현되어 있는 서양식 방
<그림3>여러 패턴의 사라사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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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分は毎月、新刊の少年雑誌を十冊以上も、とっていて、またその他にも、さまざまの本を東京から取り寄せて黙って読んでいましたので、❖①メチャラクチャラ博士だの、また、❖②ナンジャモンジャ博士などとは、たいへんな馴染で、また、怪談、講談、落語、③江戸小咄などの類にも、かなり通じていましたから、剽軽なことをまじめな顔をして言って、家の者たちを笑わせるのにはことを欠きませんでした。 しかし、嗚呼、学校! 自分は、そこでは、尊敬されかけていたのです。尊敬されるという観念もまた、甚だ自分を、おびえさせました。ほとんど完全に近く人をだまして、そうして、或るひとりの全知全能の者に見破られ、木っ葉みじんにやられて、死ぬる以上の赤恥をかかせられる、それが、「尊敬される」という状態の自分の定義でありました。人間をだまして、「尊敬され」ても、誰かひとりが知っている、そうして、人間たちも、やがて、そのひとりから教えられて、だまされたことに気づいた時、その時の人間たちの怒り、復讐は、いったい、まあ、どんなでしょうか。想像してさえ、身の毛がよだつ心地がするのです。 |
나는 신간 소년잡지를 매달 열 권 이상이나 구독하고 있었고 또 그 밖에도 도쿄에 여러 책들을 주문해서 읽고 있었기 때문에 ❖①‘엉터리박사’라든가 ❖②‘척척박사’ 등이 매우 친숙했고 또 괴담, 야담, 라쿠고, ③에도고바나시 같은 종류도 꽤 자세히 꾀고 있었기 때문에 진지한 얼굴로 우스갯소리를 해서 가족들을 웃게 만드는 데 곤란함을 겪을 일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아, 학교! 나는 그곳에서 존경 받을 뻔 했습니다. 존경 받는다고 하는 관념은 또한 나를 몹시 두렵게 만들었습니다. 거의 완벽에 가깝게 인간을 속였는데 어떤 한 명의 전지전능한 자에게 간파 당하여 산산조각이 나서 죽는 것보다도 더한 창피를 당하는 것, 그것이 ‘존경 받는다’고 하는 상태에 대한 자신의 정의였습니다. 인간을 속이고 ‘존경 받아’도 누구 하나가 알고 있어 다른 인간들도 결국에는 그 한 명으로부터 전해 듣고 속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때의 인간들의 분노와 복수는 대체 어떠할까요.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온 몸의 털이 곤두서고 소름이 끼치는 기분이 드는 것입니다. |
2. 강석 및 해설
①엉터리 박사(メチャラクチャラ博士)
‘엉터리 박사’는「소년클럽(少年倶楽部)』라는 잡지에 게재되었던 우스운 대학(滑稽大学)이라는 코너의 캐릭터이다.「소년클럽』은 1권 50전(銭)정도였다고 하는데 이 사실로 미루어볼 때 요조가 매달 신간 소년 잡지를 10권이나 구독하고 있었다는 것은 잡지를 사는 데에만 한 달에 약 5엔 정도를 쓰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다자이(1909)의 10살 무렵은 다이쇼10년 전후가 되는데 당시의 물가로 쌀 60kg의 가격은 약 10엔, 샐러리맨의 평균 소득은 20-30엔이었다고 하니 위 대목은 요조의 집이 상당히 부유했음을 간접적으로 제시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②척척 박사(ナンジャモンジャ博士)
만화 동화 ‘척척박사’는「어머니의 친구(母の友)」라는 잡지에 1985년 4월호부터 현재까지 연재되고 있는 인기 시리즈이다.
③야담(講談)
야담은 일본의 전통 예능의 하나이다. 출연하는 사람은 설교단(高座)이라고 불리는 작은 책상 앞에 앉아 하리오오기(張り扇; 외부를 종이로 싸 바른 부채로 만담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책상을 두들기며 가락을 맞춘다)두드려 장단을 취하면서 군담물과 정치, 주로 역사에 관련된 읽을 거리를 관중에게 읽어준다.
④에도고바나시(江戸小咄)
메이와(明和)~야스나가(安永)(1764~81)무렵 에도에서 유행한 토막 이야기 형태의 우스운 이야기(笑い話)를 말한다. 많은 수의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또 구연되었다. 상류사회에서 만들어져 그런 취향이 반영되어 있는 재담이었기 때문에 대화나 문장 등이 가볍고 세련되었으며 간결한 대화를 특징으로 한다. 기록에 의하면 다자이는 쇼와 2년(1927, 다자이 18세) 8월쯤에 다케모토(竹本咲栄)에 배우는 등, 에도고바나시에 능통하였다고 한다.
※사진자료※
▲<그림1>엉터리박사 ▲<그림2>소년클럽 잡지(쇼와13년 3월호) ▲<그림3>소년클럽2
▲<그림4>척척박사(2003.10,단행본) ▲<그림5>척척박사2 ▲<그림6>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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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分は、金持ちの家に生れたということよりも、俗にいう「できる」ことによって、学校中の尊敬を得そうになりました。自分は、子供の頃から病弱で、よく一つき二つき、また一学年ちかくも寝込んで学校を休んだことさえあったのですが、それでも、病み上りのからだで人力車に乗って学校へ行き、学年末の試験を受けてみると、クラスの誰よりも所謂「できて」いるようでした。からだ具合いのよい時でも、自分は、さっぱり勉強せず、学校へ行っても授業時間に漫画などを書き、休憩時間にはそれをクラスの者たちに説明して聞かせて、笑わせてやりました。また、綴り方には、滑稽噺ばかり書き、先生から注意されても、しかし、自分は、やめませんでした。先生は、実はこっそり自分のその滑稽噺を楽しみにしていることを自分は、知っていたからでした。或る日、自分は、れいによって、自分が母に連れられて上京の途中の汽車で、おしっこを客車の通路にある①痰壺にしてしまった失敗談(しかし、その上京の時に、自分は痰壺と知らずにしたのではありませんでした。子供の無邪気をてらって、わざと、そうしたのでした)を、ことさらに悲しそうな筆致で書いて提出し、先生は、きっと笑うという自信がありましたので、職員室に引き揚げて行く先生のあとを、そっとつけて行きましたら、先生は、教室を出るとすぐ、自分のその綴り方を、他のクラスの者たちの綴り方の中から選び出し、廊下を歩きながら読みはじめて、クスクス笑い、やがて職員室にはいって読み終えたのか、顔を真赤にして大声を挙げて笑い、他の先生に、さっそくそれを読ませているのを見とどけ、自分は、たいへん満足でした。 |
나는 부잣집에 태어났다고 하는 것보다도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우수하다’고 하는 것 때문에 학교에서 존경 받게 될 뻔 했습니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병약해서 자주 한 달, 두 달, 또 한 학년 가까이도 몸져누워 학교를 쉰 적까지 있었습니다만 그래도 막 병이 나은 몸으로 인력거를 타고 학교에 가서 학년말 시험을 치고 보니 반의 누구보다도 ‘우수’했던 모양입니다. 몸 컨디션이 좋을 때도 나는 전혀 공부하지 않고 학교에 가서도 수업시간에 만화 따위를 그리고 휴식시간에는 그것을 반 아이들에게 설명해주며 웃게 만들었습니다. 또 작문시간에는 우스갯소리만 써서 선생님께 주의를 받았지만 나는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사실 선생님이 은근히 나의 그 우스갯소리를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나는 여느 때와 같이 어머니를 따라 상경하던 도중, 기차 안 객차 통로에 있는 ①타구(唾口)에 오줌을 누고 말았던 실수담(결코 나는 그것이 타구라는 것을 모르고 그런 짓을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이의 천진함을 뽐내려 일부러 그렇게 했던 것이었습니다)을 짐짓 슬픈 듯한 필치로 써서 제출했습니다. 선생님이 분명 웃으실 거라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교무실로 돌아가는 선생님 뒤를 몰래 따라갔습니다. 선생님은 교실을 나가자마자 내 작문을 다른 반 아이들의 작문 속에서 골라내어 복도를 걸으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키득키득 웃으며 마침내 교무실에 들어가서 다 읽었는지 얼굴이 빨개져서 큰 소리로 웃으며 다른 선생님들에게 당장 그것을 읽게 하는 것을 마지막까지 지켜보고 나는 꽤나 만족했습니다. |
2. 강석 및 해설
①타구(痰壺)
가래나 침을 뱉는 그릇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타구(唾具/唾口), 타기(唾器), 타호(唾壺)와 같이 적는다.
열차 내에 타구가 설치된 것은 메이지 37년(1904) 2월로 당시 일본은 부국 강병의 자구책의 일환으로써 ‘결핵 퇴치’라는 기치를 내건 바 있다. 그리하여 폐 결핵 예방 규칙(肺結核予防規則,明治37年2月4日,内務省令第1号)에 따라 모든 역에는 타구 설치가 강제되었고 곧 이것은 열차 내 객실에도 설치된다. 이 규칙은 쇼와26년(1951) 결핵 예방법으로 이어져 헤이세이17년(2005) 4월 결핵 예방법 시행 세칙 제 16조가 개정될 때까지 지속되었다. 쇼와 2년의 객실 형식도를 보면 전전의 객차 내에는 ■ 부분(그림1참조)과 같은 것이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통로 바닥에 동그란 구멍을 뚫어 설치한 타구이다. 또한 타구는 화장실 세면대 옆에도 비치되어 있었으며 쇼와13년(1938)에는 흡연실에도 설치하도록 하였다.
당시는 현재 일반적으로 행해지고 있듯이 수도꼭지를 틀면 바로 물이 나오는 형태가 아니라 우물이나 물 항아리에서 물을 떠다가 일이 있을 때마다 세면기에 부어 이용하는 형태였기 때문에 토물이나 객담 같은 오물로부터의 오염을 막기 위하여 따로 타구를 설치함으로써 국민위생을 증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텍스트 속 타구의 존재는 시대배경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컨텍스트적 요소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자료※
▲<그림1>열차내 타구의 위치 ▲<그림2>열차내 흡연실 타구(쇼와13) ▲<그림3>역내 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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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문 |
한국어 역 |
お茶目。 自分は、所謂お茶目に見られる事に成功しました。尊敬される事から、のがれることに成功しました。通信簿は全学科とも十点でしたが、操行というものだけは、七点だったり、六点だったりして、それもまた家中の大笑いの種でした。 けれども自分の本性は、そんなお茶目さんなどとは、およそ対蹠的なものでした。①そのころ、すでに自分は、❖女中や下男から、哀しいことを教えられ、犯されていました。幼少の者に対して、そのようなことを行うのは、人間の行い得る犯罪の中で最も醜悪で下等で、残酷な犯罪だと、自分はいまでは思っています。しかし、自分は、忍びました。これでまた一つ、人間の特質を見たというような気持さえして、そうして、力無く笑っていました。もし自分に、本当のことを言う習慣がついていたなら、悪びれず、彼らの犯罪を父や母に訴えることができたのかも知れませんが、しかし、自分は、その父や母をも全部は理解することができなかったのです。人間に訴える、自分は、その手段には少しも期待できませんでした。父に訴えても、母に訴えても、お巡まわりに訴えても、政府に訴えても、結局は世渡りに強い人の、世間に通りのいい言いぶんに言いまくられるだけのことではないかしら。 必ず片手落ちのあるのが、わかり切っている、所詮、人間に訴えるのは無駄である、自分はやはり、ほんとうのことは何も言わず、忍んで、そうしてお道化をつづけているより他、ない気持なのでした。 |
장난꾸러기. 나는 소위 장난꾸러기로 보이는데 성공했습니다. 통지표는 전과목 모두 10점이었지만 품행점수만큼은 7점이었다가 6점이었다가 해서 그것이 또한 가족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원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나의 본성은 그런 장난꾸러기 따위와는 아주 대척되는 것이었습니다. ①그 무렵 이미 나는 ❖하녀와 하인으로부터 슬픈 짓을 배워 더럽혀져 있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어린아이를 상대로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범죄 중에서도 가장 추악하고 저속하며 잔혹한 범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참았습니다. 이것으로 또 하나 인간의 특질을 본 것이라는 기분마저 들어 맥없이 웃었습니다. 만일 내게 진실을 말하는 습관이 배어있었다면 주눅들지 않고 그들의 범죄를 아버지나 어머니에게 알리는 것이 가능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나는 아버지나 어머니마저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 ‘인간에게 호소한다’ 나는 그 수단에는 조금도 기대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에게 호소해도, 어머니에게 호소해도, 순경에게 호소해도, 정부에 호소해도 결국은 처세가 능한 사람의 언변에 휘말리는 것뿐 아닐까. 반드시 편파가 있을 것이 뻔하다. 어차피 인간에게 호소하는 것은 쓸데없다. 역시 인간은 진실은 말하지 않고 참으며 익살꾼 노릇을 계속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기분이었습니다. |
2. 강석 및 해설
①그 무렵 이미 나는~더럽혀져 있었습니다
위 문장에 대한 해석은 문장의 전후 관계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정도로 나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첫 번째는 후술로 이어지는 ‘범죄’ 또는 ‘잔혹한 범죄’등의 표현으로 미루어볼 때 요조가 하녀와 하인으로부터 성적인 학대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며 두 번째로는 ‘배웠다’고 하는 표현에서 하인과 하녀로부터 일찍 성적인 행위를 배워서 아이의 ‘순수성’을 잃은 것을 ‘범죄’라고 표현했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일례로 지방 유지로 명문가에서 태어난 메이지 시대 작가였던 토쿠토미 로카(徳冨蘆花)는 하인들이 많이 있던 집에서 자라 5살 때부터 하녀들과 놀이 친구를 하며 일찍이 성행위를 배워 18세까지 상대한 30명 이상의 여성의 이름을 일기에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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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문 |
한국어 역 |
なんだ、人間への不信を言っているのか? へえ? お前はいつ①クリスチャンになったんだい、と嘲笑する人も或いはあるかも知れませんが、しかし、人間への不信は、必ずしもすぐに宗教の道に通じているとは限らないと、自分には思われるのですけど。現にその嘲笑する人をも含めて、人間は、お互いの不信の中で、エホバも何も念頭におかず、平気で生きているではありませんか。やはり、自分の幼少のころのことでありましたが、父の属していた或る政党の有名人が、この町に演説に来て、自分は下男たちに連れられて劇場に聞きに行きました。満員で、そうして、この町の特に父と親しくしている人たちの顔は皆、見えて、大いに拍手などしていました。演説がすんで、聴衆は雪の夜道を三々五々かたまって家路に就き、クソミソに今夜の演説会の悪口を言っているのでした。中には、父と特に親しい人の声もまじっていました。父の開会の辞も下手、れいの有名人の演説も何が何やら、わけがわからぬ、とその所謂父の「同志たち」が怒声に似た口調で言っているのです。そうしてそのひとたちは、自分の家に立ち寄って客間に上り込み、今夜の演説会は大成功だったと、しんから嬉しそうな顔をして父に言っていました。下男たちまで、今夜の演説会はどうだったと母に聞かれ、とても面白かった、と言ってけろりとしているのです。演説会ほど面白くないものはない、と帰る途々、下男たちが嘆き合っていたのです。 |
어쩌면 “뭐야, 인간에 대한 불신을 말하고 있는 거냐? 그래? 대체 네가 언제부터 ①기독교인이 된 건데?”라고 비웃는 사람도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나는 인간에 대한 불신이 반드시 종교의 길로 통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예의 조소하는 사람을 포함하여 인간은 서로 불신 속에서 여호와고 뭐고 염두에 두지 않고 태연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역시 내 어린 시절의 일입니다만 아버지가 속해있던 어느 정당의 유명인이 이 마을에 연설을 하러 와서 나는 하인들을 따라 극장으로 그것을 들으러 갔습니다. 극장 안은 만원이었습니다. 특히 이 마을에 아버지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의 얼굴이 모두 보였고 그들은 크게 박수들을 치고 있었습니다. 연설이 끝나고 눈이 내린 밤길을 삼삼오오 무리 지어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던 청중들은 오늘 밤의 연설회에 대해 마구 험담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그 중에는 아버지와 특히 친한 사람의 목소리도 섞여 있었습니다. 아버지의 개회사도 서툴렀고 예의 유명인의 연설도 뭐가 뭐라는 것인지 내용을 알 수가 없었다며 소위 아버지의 ‘동지들’이 자못 화가 난 것 같은 어조로 말하고 있는 것 입니다. 그리고 나서 그 사람들은 우리 집에 잠시 들러 객실에 앉아 아버지에게 오늘 밤의 연설회는 대성공이었다며 진심으로 기쁜 듯한 얼굴을 하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어머니가 하인들에게까지 오늘 밤의 연설회는 어땠느냐고 묻자 그들은 아주 재미있었다며 마치 언제 그랬냐는 듯이 천연덕스럽게 있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하인들은 연설회만큼 재미없는 것도 없다고 돌아오는 내내 서로 한탄하고 있었습니다. |
2. 강석 및 해설
①기독교인
다자이와 기독교와의 관계에 대한 해석은 그것이 종교에 관한 문제인 만큼 그 시각 또한 다양하다. 그 시각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지는데 그를 ‘신실한 기독교인’으로 보는 시각과 그와 반대되는 ‘다자이는 기독교인이 아니었다’고 보는 시각, 마지막으로 그를 ‘무교회주의 기독교’라고 보는 시각이 바로 그것이다. 필자는 이 중 세 번째 시각인 ‘무교회주의 기독교’에 동의하는 바이다. 다자이의 “교회에는 가지 않습니다만 성서는 읽습니다(教会には行きませんが、聖書は読みます)”(「일문일답(一問一答)」)라고 하는 말에서 알 수 있듯 다자이의 태도는 명백히 무교회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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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문 |
한국어 역 |
しかし、こんなのは、ほんのささやかな一例に過ぎません。互いにあざむき合って、しかもいずれも不思議に何の傷もつかず、あざむき合っていることにさえ気がついていないみたいな、実にあざやかな、それこそ清く明るくほがらかな不信の例が、人間の生活に充満しているように思われます。けれども、自分には、あざむき合っているということには、さして特別の興味もありません。自分だって、お道化によって、朝から晩まで人間を①あざむいているのです。自分は、修身教科書的な正義とか何とかいう道徳には、あまり関心を持てないのです。自分には、あざむき合っていながら、清く明るく朗らかに生きている、或いは生き得る自信を持っているみたいな人間が難解なのです。人間は、ついに自分にその妙諦を教えてはくれませんでした。それさえわかったら、自分は、人間をこんなに恐怖し、また、必死のサーヴィスなどしなくて、すんだのでしょう。人間の生活と対立してしまって、夜々の地獄のこれほどの苦しみを嘗めずにすんだのでしょう。つまり、自分が下男下女たちの憎むべきあの犯罪をさえ、誰にも訴えなかったのは、人間への不信からではなく、また勿論クリスト主義のためでもなく、人間が、葉蔵という自分に対して信用の殻を固く閉じていたからだったと思います。父母でさえ、自分にとって難解なものを、時折、見せることがあったのですから。 そうして、その、誰にも訴えない、自分の孤独の匂いが、多くの女性に、本能によって嗅ぎ当てられ、後年さまざま、自分がつけ込まれる誘因の一つになったような気もするのです。 つまり、自分は、女性にとって、恋の秘密を守れる男であったというわけなのでし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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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것은 아주 사소한 일례에 불과합니다. 서로 속이면서도 심지어 양쪽 다 아무런 상처도 받지 않고, 서로 속이고 있는 것조차 모르고 있는 듯한, 실로 산뜻하며 그야말로 깨끗하고 밝고 명랑한 불신의 예가 인간 생활에 충만해 있는 듯이 생각됩니다. 그렇지만 나는 서로 ①속이고 있다고 하는 일에는 별다르게 특별한 흥미도 없습니다. 나 또한 익살로 아침부터 밤까지 인간을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도덕교과서적인 정의니 뭐니 하는 도덕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나는 서로 속이면서도 말쑥하고 밝고 명랑하게 살아가거나, 또 그렇게 살아갈 수 있는 자신이 있는 듯한 인간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인간은 끝끝내 내게 그 묘한 진리를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그것만 알았더라면 나는 인간을 이렇게까지 무서워하지도 또 필사적으로 서비스 따위를 하지 않아도 됐을 것입니다. 인간 생활과 대립하게 되어 밤마다 지옥 같은 고통을 맛보지 않아도 됐을 것입니다. 결국 내가 아무에게도 하인이나 하녀들을 증오해 마땅한 그 범죄조차 알리지 않았던 것은 인간에 대한 불신 때문도, 기독교주의 탓도 아니라 그저 인간이 요조라고 하는 나에 대한 신용의 외피를 굳게 닫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머니 아버지 조차 때때로 내게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을 보이실 적이 있었으니까요. 그리하여 그렇게 아무에게도 호소하지 않는 내 고독의 냄새는 많은 여성들로 하여금 본능적으로 그 냄새를 맡게 하여 훗날 여성들이 내게 접근하게 된 유인 중 하나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결국 나는 여성들에게 사랑의 비밀을 지킬 수 있는 남자였던 것입니다. |
2. 강석 및 해설
①속이는 것
다자이는 문학이 허구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을 강하게 의식했다. 또한 그는 소설의 본질은 거짓말이며 소설가는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여 천성이 거짓말쟁이인 자신에게 강한 긍지를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거짓말에 대한 죄악감 또한 갖고 있었다. 소설이 거짓이라고 생각했기에 비로소 다자이는 자신의 실생활을 작품의 제재로 다루었고 한편으로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닌 종종 거짓말을 하거나, 사실을 숨기거나, 중요한 부분을 누락시켜가며 그려내었다.『인간실격』에서 요조는 인간에 대한 불안과 공포 때문에 익살꾼으로서의 인생을 연출하게 된다.
1. 텍스트(8/12)
원 문 |
한국어 역 |
第二の手記 海の、波打際、といってもいいくらいに海にちかい岸辺に、真黒い樹肌の山桜の、かなり大きいのが二十本以上も立ちならび、新学年がはじまると、山桜は、褐色のねばっこいような嫩葉と共に、青い海を背景にして、その絢爛たる花をひらき、やがて、花吹雪の時には、花びらがおびただしく海に散り込み、海面を鏤めて漂い、波に乗せられ再び波打際に打ちかえされる、その桜の砂浜が、そのまま校庭として使用せられている東北の或る中学校に、自分は受験勉強もろくにしなかったのに、どうやら無事に入学できました。そうして、その中学の制帽の徽章にも、制服のボタンにも、桜の花が図案化せられて咲いていました。 その中学校のすぐ近くに、自分の家と遠い親戚に当る者の家がありましたので、その理由もあって、父がその海と桜の中学校を自分に選んでくれたのでした。自分は、その家にあずけられ、何せ学校のすぐ近くなので、朝礼の鐘の鳴るのを聞いてから、走って登校するというような、かなり怠惰な中学生でしたが、それでも、れいのお道化によって、日一日とクラスの人気を得ていました。 生れてはじめて、謂わば他郷へ出たわけなのですが、自分には、その他郷のほうが、自分の生れ故郷よりも、ずっと気楽な場所のように思われました。それは、自分のお道化もその頃にはいよいよぴったり身について来て、人をあざむくのに以前ほどの苦労を必要としなくなっていたからである、と解説してもいいでしょうが、しかし、それよりも、肉親と他人、故郷と他郷、そこには抜くべからざる演技の難易の差が、どのような天才にとっても、たとい神の子のイエスにとっても、存在しているものなのではないでしょうか。俳優にとって、最も演じにくい場所は、故郷の劇場であって、しかも六親眷属全部そろって坐っている一部屋の中にあっては、いかな名優も演技どころではなくなるのではないでしょうか。けれども自分は①演じて来ました。しかも、それが、かなりの成功を収めたのです。それほどの曲者が、他郷に出て、万が一にも演じ損ねるなどということはないわけでし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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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수기 나는 파도가 바로 요 앞까지 들이친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바다와 가까운 토호쿠의 어느 중학교에 시험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았지만 별 탈 없이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바닷가에는 나무껍질이 새까만 꽤 큰 산벚나무가 스무 그루 이상이나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새 학기가 시작하면 산벚나무는 갈색의 끈질겨 보이는 어린잎과 함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그 현란한 꽃을 피웠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꽃보라가 날릴 때에는 엄청나게 많은 양의 꽃잎이 바다로 흩날리어 온 바다 표면을 꽃으로 아로새긴 채 떠다니다가 파도에 실려 다시 바닷가로 되돌아왔고 그 벚꽃 모래사장을 그대로 교정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중학교의 교복 마크에도 교복 단추에도 벚꽃이 도안되어 피어 있었습니다. 그 중학교 바로 근처에 우리 집과 먼 친척이 되는 사람의 집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이유도 있고 해서 아버지가 그 바다와 벚꽃의 중학교를 내게 골라 준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나는 그 집에 맡겨졌고 학교가 매우 가까웠기 때문에 조례를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는 것을 듣고서야 뛰어서 등교를 하는 그런 꽤 게으른 중학생이었습니다만 그래도 예의 익살로 나날이 반에서 인기를 얻고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른바 타향살이를 하게 된 셈입니다만 내게는 그 타향이 내가 태어난 고향보다도 훨씬 마음이 편한 곳처럼 생각되었습니다. 그것은 내 익살도 그 무렵에는 더욱 몸에 잘 배게 되어 인간을 속이는 데 그전처럼 고생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해도 좋을 테지만 그보다도 육친과 타인, 고향과 타향 사이에—어떤 천재든, 설령 신의 아들인 예수라 할지라도—존재할 수 밖에 없는 연기의 난이도 차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요. 배우에게 있어 가장 연기하기 힘든 장소는 고향에 있는 극장이어서 일가 친인척이 모두 모여 앉아있는 좁은 방 안에서는 어떠한 명배우도 연기하기 어려워지는 것 아닐까요. 그렇지만 나는 ①연기해왔습니다. 게다가 그것이 제법 괜찮은 성공을 거두었던 것입니다. 그 정도의 실력자인 내가 타향에 와서 만에 하나라도 연기에 실패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
2. 강석 및 해설
①연기해왔습니다
‘익살(道化)’은「道化の華」와 함께「인간실격」에 있어서도 중요하게 등장한다. 요조는 ‘익살’을 통해 간신히 인간과 이어지며 점점 ‘익살’에 익숙해져간다. 인간을 모르겠다는 공포에 전율하는 요조는 ‘혼자만의 깊은 고민(懊悩)’을 그저 숨기기만하고 ‘슬픈 익살’을 이어간다. 어떻게든 도망치기 위해 불안에 떠는 내면을 은폐하고 주위 분위기에 맞추어 낙천적으로 행동한다는 점에서「道化の華」와「인간실격」은 공통점을 보인다. 하지만 이 두 작품에 있어서 ‘익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존재하며 그 차이에 주목하지 않으면 안된다.
「인간실격」의 메커니즘에 대하여 사카키바라(榊原理智)는 다음과 같은 분석을 하고 있다. <요조는 ‘인간의 언어사용 룰’이라고 하는 묘체를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익살’로 ‘진실’을 숨기고 타인의 반응을 살필 수 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그러한 ‘묘체’라는 것은 사실 처음부터 존재할 리가 없는 요조가 만들어낸 ‘상상의 구축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즉, 상대의 반응이 있을 때까지 자신의 의도대로 상대가 받아들였는지 아닌지 알 수 없다고 하는 지극히 당연한 발화의 모습을 굳이 ‘익살’이라고 이름 붙인 것에 의하여 ‘언어 사용 룰’이 상정되고 ‘인간’과 ‘자신’이라고 하는 가공의 대립이 생겨나는 것이다. ‘인간’이 있기 때문에 요조가 ‘익살’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발화를 ‘익살’이라고 이름 붙였기 때문에 ‘인간’이 부각 되어지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 사카키바라의 요론이다. 이 논에 따르면 인간실격에 있어서의 ‘익살’이라는 것은 요조가 자신을 ‘인간’으로부터 유리시켜 독자의 존재로 만드는 것과 동시에 그 ‘인간’을 ‘공포’의 대상으로써 인식하여 두려워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자승자박의 장치로써도 기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1. 텍스트(9/12)
원 문 |
한국어 역 |
自分の人間恐怖は、それは以前にまさるとも劣らぬくらい烈しく胸の底で蠕動していましたが、しかし、演技は実にのびのびとして来て、教室にあっては、いつもクラスの者たちを笑わせ、教師も、このクラスは大庭さえいないと、とてもいいクラスなんだが、と言葉では嘆じながら、手で口を覆って笑っていました。自分は、あの雷のことき蛮声を張り上げる配属将校をさえ、実に容易に噴き出させることができたのです。 もはや、自分の正体を完全に隠蔽し得たのではあるまいか、とほっとしかけた矢先に、自分は実に意外にも背後から突き刺されました。それは、背後から突き刺す男のごたぶんにもれず、クラスで最も貧弱な肉体をして、顔も青ぶくれで、そうしてたしかに父兄のお古と思われる袖が①聖徳太子の袖みたいに長すぎる上衣を着て、学課は少しもできず、教練や体操はいつも見学という白痴に似た生徒でした。自分もさすがに、その生徒にさえ警戒する必要は認めていなかったのでした。 その日、体操の時間に、その生徒(姓はいま記憶していませんが、名は竹一といったかと覚えています)その竹一は、れいによって見学、自分たちは鉄棒の練習をさせられていました。自分は、わざとできるだけ厳粛な顔をして、鉄棒めがけて、えいっと叫んで飛び、そのまま幅飛びのように前方へ飛んでしまって、砂地にドスンと尻餅をつきました。すべて、計画的な失敗でした。果して皆の大笑いになり、自分も苦笑しながら起き上ってズボンの砂を払っていると、いつそこへ来ていたのか、竹一が自分の背中をつつき、低い声でこう囁ささやきました。 「ワザ。ワザ」 自分は震撼しました。ワザと失敗したということを、人もあろうに、竹一に見破られるとは全く思いも掛けないことでした。自分は、世界が一瞬にして地獄の②業火に包まれて燃え上るのを眼前に見るような心地がして、わあっ! と叫んで発狂しそうな気配を必死の力で抑えまし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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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간공포는 이전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을 만큼 아니 오히려 이전보다 더 격렬하게 가슴 속에서 꿈틀댔지만 연기는 실로 점점 누긋해져 교실에서는 항상 반 아이들을 웃겼습니다. 선생님도 “이 반은 오오바만 없으면 아주 좋은 반 일 텐데 말이야” 라고 말로는 한탄하며 손과 입을 가리고 웃었습니다. 나는 우레와 같이 거칠고 사나운 소리를 내지르는 배속장교까지도 아주 간단히 웃음을 터뜨리게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나의 정체를 완전히 은폐할 수 있었다고 이제 마음을 놓으려는 참에 나는 실로 뜻하지 않게 등뒤에 칼을 맞았습니다. 그것은 배후에서 칼을 찌르는 남자의 대부분이 그러하듯이 반에서 가장 빈약한 체구를 하고, 얼굴도 푸석하고, 소매가 ①쇼토쿠태자의 소매처럼 아주 긴 윗도리를 입고—확실히 아버지나 형에게 물려받은 옷이라고 생각되는—공부도 좀처럼 잘하지 못하고, 교련이나 체조는 항상 견학만 하는 거의 백치나 다를 바 없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나 역시 그 학생까지 경계할 필요를 느끼고 있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날 체조시간에 그 학생(성은 지금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다만 이름은 타케이치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타케이치는 앞서 말한 것처럼 견학을 하고 우리들은 철봉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일부러 될 수 있는 한 엄숙한 얼굴을 하고 철봉을 향하여 이얍하고 소리치며 뛰었습니다. 그리고 그대로 제자리 멀리뛰기를 하는 듯이 전방으로 날아서 모래땅에 쿵 하고 엉덩방아를 찧었습니다. 전부 계획적인 실패였습니다. 예상대로 모두 박장대소를 했고 나도 쓴 웃음을 지으며 일어나 바지에 묻은 흙을 털고 있었는데 언제 거기에 와 있었는지 타케이치가 내 등을 쿡쿡 찌르고 낮은 목소리로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일.부.러” 나는 간담이 서늘해졌습니다. 일부러 실패했다는 것을 다른 사람도 아닌 타케이치에게 간파 당할 것이라고는 정말이지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나는 세계가 순식간에 지옥의 ②업화에 둘러싸여 맹렬히 타오르는 것을 눈 앞에서 보는 것 같은 심정이 되어 으악! 하고 소리지르며 미쳐 날뛸 것만 같은 기색을 필사적으로 감췄습니다. |
2. 강석 및 해설
①쇼토쿠태자(聖徳太子)
비다츠(敏達)천황 3년(574)-스이코(推古)천황 30년(622), 아스카(飛鳥) 시대의 왕족, 정치가.
②업화(業火)
지옥의 죄인을 괴롭혔던 맹화. 사나운 불길이나 화재에 비유하기도 한다. 또한 업화는 불교 용어로 자신의 저지른 악업의 응보에 따라 괴로움 당하는 것을 불에 태워진다고 비유한다. 또 지옥에서 죄인이 타들어가는 불을 비유하는 경우도 있다.
※사진자료※
▲<그림1>쇼토쿠 태자 ▲<그림2>쇼토쿠 태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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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문 |
한국어 역 |
それからの日々の、自分の不安と恐怖。 表面は相変らず哀しいお道化を演じて皆を笑わせていましたが、ふっと思わず重苦しい溜息が出て、何をしたってすべて竹一に木っ葉みじんに見破られていて、そうしてあれは、そのうちにきっと誰かれとなく、それを言いふらして歩くに違いないのだ、と考えると、額にじっとり油汗がわいて来て、狂人みたいに妙な眼つきで、あたりをキョロキョロむなしく見廻したりしました。できる事なら、朝、昼、晩、四六時中、竹一の傍から離れず彼が秘密を口走らないように監視していたい気持でした。そうして、自分が、彼にまつわりついている間に、自分のお道化は、所謂「ワザ」ではなくて、ほんものであったというよう思い込ませるようにあらゆる努力を払い、あわよくば、彼と無二の親友になってしまいたいものだ、もし、そのことが皆、不可能なら、もはや、彼の死を祈るより他はない、とさえ思いつめました。しかし、さすがに、彼を殺そうという気だけは起りませんでした。自分は、これまでの生涯において、人に殺されたいと願望したことは幾度となくありましたが、人を殺したいと思ったことは、いちどもありませんでした。それは、おそるべき相手に、かえって幸福を与えるだけのことだと考えていたからです。 自分は、彼を手なずけるため、まず、顔に偽クリスチャンのような「優しい」媚笑を湛え、首を三十度くらい左に曲げて、彼の小さい肩を軽く抱き、そうして猫撫で声に似た甘ったるい声で、彼を自分の寄宿している家に遊びに来るようしばしば誘いましたが、彼は、いつも、ぼんやりした眼つきをして、黙っていました。しかし、自分は、或る日の放課後、たしか初夏の頃の事でした、夕立ちが白く降って、生徒たちは帰宅に困っていたようでしたが、自分は家がすぐ近くなので平気で外へ飛び出そうとして、ふと下駄箱のかげに、竹一がしょんぼり立っているのを見つけ、行こう、傘を貸してあげる、と言い、臆する竹一の手を引っぱって、一緒に夕立ちの中を走り、家に着いて、二人の上衣を小母さんに乾かしてもらうようにたのみ、竹一を二階の自分の部屋に誘い込むのに成功しまし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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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로부터 시작된 매일매일의 불안과 공포. 표면으로는 변함없이 서글픈 익살을 연기하며 모두를 웃기고 있었습니다만 문득 뜻하지 않은 한숨이 나왔습니다. 무엇을 해도 전부 타케이치에게 지실(知悉)히 간파 당해서 이러다가 분명 그가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에게 그 사실을 떠벌리고 다닐 게 틀림없다는 생각이 들자 이마에 축축하게 진땀이 나서 미친 사람 마냥 공연히 묘한 눈초리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둘러보거나 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아침, 점심, 밤, 스물 네시간 내내 타케이치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고 그가 비밀을 엉겁결에 입 밖에 내지 않도록 감시하고 싶은 기분이었습니다. 그리하여 내가 그에게 늘 붙어 다니는 동안 나의 익살은 ‘일부러’가 아니라 진짜였다는 듯이 생각하게 하기 위해 노력이란 노력은 다 하고 싶었습니다. 기회만 있으면 그와 둘도 없는 친구가 되어버리고 싶다, 만일 이 모든 것이 불가능하다면 이제는 그가 죽는 것을 바랄 수 밖에 없다고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역시 그를 죽이고자 하는 마음만은 들지 않았습니다. 나는 여태까지의 생에 있어 누군가가 나를 죽여주었으면 하고 소원한 적은 몇 번이나 있었지만 내가 누군가를 죽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것은 지독한 상대에게 오히려 행복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를 포섭하기 위해 우선 가짜 기독교인 같은 ‘상냥한’ 미소를 얼굴에 띄우고 고개를 삼십도쯤 왼쪽으로 기울여 그의 작은 어깨를 가볍게 껴안아 간살스럽고 달콤한 목소리로 그를 내가 얹혀살고 있는 집으로 놀러 오도록 누차 초대했지만 그는 언제나 흐리멍덩한 눈을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방과후—분명 초여름쯤의 일이었습니다—갑자기 소나기가 세차게 내렸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집에 가는 것이 곤란했던 모양이었지만 나는 집이 바로 요 앞이었기 때문에 별 걱정 없이 뛰쳐나가려는데 문득 신발장 그림자 쪽에 타케이치가 풀이 죽어 서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가자. 우산 빌려줄게” 하고 주눅 든 타케이치의 손을 잡아 끌고 같이 소나기 속을 뛰어서 집에 도착했습니다. 두 사람 분의 상의를 친척집 아주머니에게 말려달라고 부탁하고 타케이치를 이층에 있는 내 방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습니다. |
2. 강석 및 해설
①불안
다자이의 ‘불안’에 대한 논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는 그의 ‘불안’이 일종의 ‘나르시시즘’에 의한 것이라는 것과 그의 작품으로부터 읽어낼 수 있는 ‘자아상실에 의한 불안’이 그것이다. 첫 번째 논에 따르면 오오바 요조는 ‘자신의 행복 관념이 세상 사람들과의 행복 관념과는 너무나 다른 것 같은 불안, 그 불안 때문에 미칠 것 같았다’는 서술에 주목한다. 앞의 간접인용문은 본인은 욕망이나 실용성의 감정등이 결여되어 있다는 점에서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고 불안을 토로하는 부분이다. 타니자와(谷沢)는 이에 대해 ‘타인과 다르다고 하는 감각은 일종의 선민의식을 토대로 한다. 불안은 나르시시즘의 산물이다’라고 지적한다. 한편 두 번째 논에 따른 해석은 다자이가 무성격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을 강한 ‘시대적 불안감’을 표현한 것으로 보고 그 대표작으로「彼は昔の彼ならず」와「ダス・ゲマイネ」를 꼽는다.
1. 텍스트(11/12)
원 문 |
한국어 역 |
その家には、五十すぎの小母さんと、三十くらいの、眼鏡をかけて、病身らしい背の高い姉娘(この娘は、いちどよそへお嫁に行って、それからまた、家へ帰っているひとでした。自分は、このひとを、ここの家のひとたちにならって、アネサと呼んでいました)それと、最近女学校を卒業したばかりらしい、セッちゃんという姉に似ず背が低く丸顔の妹娘と、三人だけの家族で、下の店には、文房具やら運動用具を少々並べていましたが、主な収入は、なくなった主人が建てて残して行った五六棟の長屋の家賃のようでした。 「耳が痛い」 竹一は、立ったままでそう言いました。 「雨に濡れたら、痛くなったよ」 自分が、見てみると、両方の耳が、ひどい耳だれでした。膿が、いまにも耳殻の外に流れ出ようとしていました。 「これは、いけない。痛いだろう」 と自分は大げさにおどろいて見せて、 「雨の中を、引っぱり出したりして、ごめんね」 と女の言葉みたいな言葉を遣って「優しく」謝り、それから、下へ行って綿とアルコールをもらって来て、竹一を自分の膝を枕にして寝かせ、念入りに耳の掃除をしてやりました。竹一も、さすがに、これが偽善の悪計であることには気附かなかったようで、 「お前は、きっと、女に惚れられるよ」 と自分の膝枕で寝ながら、無智なお世辞を言ったくらいでした。 しかしこれは、おそらく、あの竹一も意識しなかったほどの、おそろしい悪魔の予言のようなものだったということを、自分は後年に到って思い知りました。惚れると言い、惚れられると言い、その言葉はひどく下品で、ふざけて、いかにも、やにさがったものの感じで、どんなに所謂「厳粛」の場であっても、そこへこの言葉が一言でもひょいと顔を出すと、みるみる憂鬱の①伽藍が崩壊し、ただのっぺらぼうになってしまうような心地がするものですけれども、惚れられるつらさ、などという俗語でなく、愛せられる不安、とでもいう文学語を用いると、あながち憂鬱の伽藍をぶちこわす事にはならないようですから、奇妙なものだと思い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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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에는 쉰을 넘긴 친척 아주머니와 병약한 것 같은 안경을 쓰고 키가 큰, 서른 살 정도된 큰딸(이 딸은 한 번 시집을 갔다가 다시 집으로 돌아온 사람이었습니다. 나는 그 사람을 이 집 사람들에게 배운 대로 아네사라고 불렀습니다)과 최근에 여학교를 이제 막 졸업한 듯한 언니와는 달리 키가 작고 얼굴이 동그란 셋쨩이라는 작은딸, 이렇게 세 사람이 단출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귀가 아파” 다케이치가 선채로 그렇게 말했습니다. “비를 맞았더니 아파졌어” 살펴보니 양쪽 귀에 귀 고름이 엄청났습니다. 고름은 지금이라도 당장 귓바퀴 바깥으로 흘러내리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이거 안되겠는걸. 많이 아프지?” 나는 과장스럽게 놀란 체하며 “비 오는데 그렇게 잡아 끌고 뛰어서 미안해” 라고 여자 같은 말씨로 ‘상냥하게’ 사과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솜과 알코올을 받아와 내 무릎을 베개 삼아 타케이치를 눕히고 정성 들여 귀 청소를 해주었습니다. 과연 타케이치도 이것이 위선에 가득 찬 흉계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듯, “틀림없이 너한텐 여자들이 반할 거야” 라며 내 무릎베개를 벤 채로 무지한 아부를 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이것은 그 말을 했던 타케이치도 의식하지 못했을 정도의 무서운 악마의 예언과 같은 것이었음을 나는 후일이 되어서야 통감하였습니다. 반한다느니 반하게 되었다느니 하는 그 말은 무척 천박하며 희룽대는, 정말이지 우쭐해져서 벙글대는 그런 느낌입니다. 아무리 엄숙한 자리라 할지라도 그곳에 이 말이 한 마디라도 휙 하고 얼굴을 내밀면 순식간에 우울한 ①가람이 붕괴하여 그저 휭뎅그렁해질 듯한 기분이 듭니다. 또 그러면서도 누군가가 내게 반한다는 것에 대한 괴로움 따위의 저속한 말이 아닌 사랑 받는다는 불안이라는 문학적 표현을 사용하자면 반드시 우울한 가람을 무너뜨릴 일까지는 안 되는 것 같으니 기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①가람(伽藍)
산스크리트어에서 유래한 말로 승려들이 모여 수행하는 청정한 장소의 의미였으며 후에는 사원 또는 사원의 주요 건물 군을 의미하게 됐다. 여기에서는 앞 뒤의 맥락으로 살펴봤을 때 엄숙한 자리에서의 분위기를 이미지화 하기 위하여 차용한 비유적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전술에 제시된 ‘반하다’라는 말을 ‘천박하고 희룽거리는, 우쭐해져서 벙글대는 느낌’이라고 서술하는 것은 ‘가람’과 서로 대조되며 결국 두 이미지 모두를 한층 더 부각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다.
※사진자료※
▲<그림1>가람 ▲<그림2>가람2
1. 텍스트(12/12)
원 문 |
한국어 역 |
竹一が、自分に耳だれの膿の仕末をしてもらって、お前は惚れられるという馬鹿なお世辞を言い、自分はその時、ただ顔を赤らめて笑って、何も答えませんでしたけれども、しかし、実は、幽かに思い当るところもあったのでした。でも、「惚れられる」というような野卑な言葉によって生じるやにさがった雰囲気に対して、そう言われると、思い当るところもある、などと書くのは、ほとんど❖①落語の若旦那のせりふにさえならぬくらい、おろかしい感懐を示すようなもので、まさか、自分は、そんなふざけた、やにさがった気持で、「思い当るところもあった」わけではないのです。 自分には、人間の女性のほうが、男性よりもさらに数倍難解でした。自分の家族は、女性のほうが男性よりも数が多く、また親戚にも、女の子がたくさんあり、またれいの「犯罪」の女中などもいまして、自分は幼い時から、女とばかり遊んで育ったといっても過言ではないと思っていますが、それは、また、しかし、実に、薄氷を踏む思いで、その女のひとたちと附合って来たのです。ほとんど、まるで見当が、つかないのです。五里霧中で、そうして時たま、虎の尾を踏む失敗をして、ひどい痛手を負い、それがまた、男性から受ける笞とちがって、内出血みたいに極度に不快に内攻して、なかなか治癒し難い傷でした。 ②女は引き寄せて、つっ放す、或いはまた、女は、人のいるところでは自分をさげすみ、邪慳にし、誰もいなくなると、ひしと抱きしめる、女は死んだように深く眠る、女は眠るために生きているのではないかしら、その他、女についてのさまざまの観察を、すでに自分は、幼年時代から得ていたのですが、同じ人類のようでありながら、男とはまた、全く異った生きもののような感じで、そうしてまた、この不可解で油断のならぬ生きものは、奇妙に自分をかまうのでした。「惚れられる」なんていう言葉も、また「好かれる」という言葉も、自分の場合にはちっとも、ふさわしくなく、「かまわれる」とでも言ったほうが、まだしも実状の説明に適しているかも知れませ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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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케이치가 내게 귀 고름의 치료를 받고 여자들이 너한테 반할 거야 라고 멍청한 아부를 했을 때 나는 그저 얼굴을 붉히고 웃으며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어렴풋이 짚이는 구석이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여자들이 반할 거야’와 같은 야비한 말에 의해 생겨나는 신나서 히죽거리는 것 같은 분위기에 대해 짚이는 구석이 있다고 적는 것은 거의 ❖①라쿠고에 나오는 자기 중심적인 젊은 남편의 대사감 조차 되지 못할 정도로 어리석은 감회를 나타내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할지라도 나는 그런 시시덕거리거나 히죽대는 기분으로 ‘짚이는 구석이 있다’고 한 것은 아닙니다. 내게는 인간 중에서도 여성 쪽이 남성 쪽보다도 훨씬 몇 배는 더 난해했습니다. 우리 가족은 여성 쪽이 남성보다도 명 수가 많았고 친척도 여자 아이들이 잔뜩 있었습니다. 또한 예의 ‘범죄’를 저지른 하녀 등도 있어서 나는 어렸을 적부터 여자하고만 놀며 자랐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는 사실 살얼음판을 디디는 심정으로 그녀들을 대해 왔습니다. 여자란 거의 도통 가늠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5리나 되는 안개 속을 간간이 호랑이 꼬리를 밟는 것과 같은 실수를 해가며 큰 상처를 입었는데 그것이 또 남성으로부터 받는 채찍을 맞는 것 같은 상처와는 달랐습니다. 상처는 내출혈처럼 극도로 불쾌하게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은 채 내부로만 파고들어 좀처럼 치유되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②여자는 먼저 다가왔다가도 매몰차게 떠나가고,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나를 괄시하고 무자비하게 대하다가 아무도 없을 때면 또 나를 꽉 끌어안습니다. 또 여자는 죽은 것처럼 깊이 잡니다. 여자는 자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닐까. 그 밖에도 나는 이미 유년시절부터 여자를 관찰하여 얻은 여러 사실들을 더 알고 있었습니다만 같은 인류이면서도 정말이지 남자와는 전혀 다른 생명체인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불가해하고 방심할 수 없는 생명체는 기묘하게도 나를 보살펴 주는 것이었습니다. ‘내게 반한다’고 하는 말도, ‘나를 좋아한다’고 하는 말도 내 경우에는 조금도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나를 보살펴준다’고 말하는 편이 그런대로 실상을 설명하기에 적당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2. 강석 및 해설
①젊은 남편(若旦那)
유야방(湯屋番)에 나오는 주인공을 말한다. 유야방은 고전 만담의 항목 중 하나이며 『우스운 이야기(滑稽噺)』의 일종이다. 제목의『유야방』은 공중 목욕탕의 카운터(湯屋の番台)의 약어이다.
②여자
대다수의 독자들은 다자이의 작품에서 몇 개인가의 전형적인 여성상을 볼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 몇 개인가의 상을 정리해보자면 우선 첫 번째로 씩씩하고 왕성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꿋꿋하게 살아가는 여성’이며 두 번째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용서하는 여성’, 세 번째는 ‘잔인함을 숨기고 있는 여성’, 마지막으로 ‘앞의 세 타입에 포함될 수 없는 여성의 자질을 특징으로 하는 여성’으로 총 네 분류다. 이 중에서『인간실격』에서 보여지는 여성상은 세 번째 유형의 여성으로 분류될 수 있다. 여성은 여기에서 말해지는 것과 같이 너무나도 ‘난해하고’ 그 사고의 방향이 너무나도 달라서 남자인 다자이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았고 그러한 여성의 ‘난해함’이 다자이의 ‘불안’을 초래한 또 하나의 요인으로써 작용하였을지도 모른다. 한편 다자이의 ‘여성관’ 뒤에 보여지는 ‘범해지는 이미지(犯されるイメージ)’는 이미 다수의 논문에서 지적되어 온 바이며 그 이미지는『인간실격』까지 쭉 이어져오고 있다.
【참고문헌】
【텍스트】
太宰治、『太宰治集』(現代の文学26)、河出書房新社、1966
【단행본 및 사전】
다자이 오사무 저, 양윤옥·김윤희 역,『인간실격』,느낌이 있는 책, 2010.5
志村有弘・渡部房紀 編、『太宰治大事典』、勉誠出版、2005
【 참고 웹페이지 및 이미지】
아사쿠사 http://ja.wikipedia.org/wiki/%E6%B5%85%E8%8D%89
아사쿠사 나카미세 http://asakusa-nakamise.jp/about/index.html
사자춤 http://ja.wikipedia.org/wiki/%E7%8D%85%E5%AD%90%E8%88%9E
일본문화 이로하 사전 http://iroha-japan.net/iroha/C03_show/07_shishimai.html
사자춤의 의미와 유래 http://www2.odn.ne.jp/kai-kaon/sub6-4.html
다자이 가족사진 http://dazai.or.jp/modules/know/know_annals.html#his01
서양식방 사진 http://wada-blog.me/kanaki/
다자이 사양관 http://chihoko777.exblog.jp/11898009/ (青森県五所川原市金木町朝日山412-1)
사라사무늬 https://www.google.co.kr/search?tbm=
메챠라쿠챠라 http://www.hikawashobo.com/images/products/33180.jpg
소년클럽 http://img02.shop-pro.jp/PA01099/332/product/37905501_o2.jpg?20111214225945
재담 http://image.search.yahoo.co.jp/search?p=%E8%AC%9B%E8%AB%87&aq=-
쇼토쿠태자
①http://image.search.yahoo.co.jp/search?ei=UTF-8&fr=sfp_as&p=%E8%81%96%E5%BE%B3%E5%A4%AA%E5%AD%90#mode%3Ddetail%26index%3D2%26st%3D0
②http://image.search.yahoo.co.jp/search?ei=UTF-8&fr=sfp_as&p=%E8%81%96%E5%BE%B3%E5%A4%AA%E5%AD%90#mode%3Ddetail%26index%3D0%26st%3D0
가람
①http://image.search.yahoo.co.jp/search?ei=UTF-8&fr=sfp_as&p=%E4%BC%BD%E8%97%8D#mode%3Ddetail%26index%3D22%26st%3D545
②http://image.search.yahoo.co.jp/search?ei=UTF-8&fr=sfp_as&p=%E4%BC%BD%E8%97%8D#mode%3Ddetail%26index%3D34%26st%3D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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