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끄적끄적2018. 4. 14. 23:38

할머니는 비가 오는 날이면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고 했었다. 정작 할머니랑 영화 보러 간 적은 없다. 권한 적은 있지만 당신이 너무 완고하게 난 됐다고 하는 덕에. 마지막으로 할머니와 어딘갈 갔던 곳은 시장이었고, 할머니는 오랜만에 온 길을 헤매며 속상해했다. 총명하고 자존심이 세고 다혈질인 사람이었다.

코 끝에 할머니 냄새가 나는 것 같은 날이다. 부재는 슬프구나. 아니 부재는 부재일 뿐인데, 부재를 슬퍼하는 내 마음이 슬프구나.

Posted by prajna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