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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슬픔이 없는 십오초>를 처음 접한 순간부터 그 시가 내 삶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져버린 적이 없다.
이 시가 가장 나를 울리는 부분은 '고양이가 꽃잎을 냠냠 뜯어먹고 있다'고 하는 부분이다. 태양은 가슴을 쥐어 뜯으며 낮달 옆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데 고양이는 꽃잎을 냠냠 뜯어먹고 여자는 카모밀 차를 홀짝 거리고 있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듯도 한데 나는 길 가운데 우두커니 서 있고 옆으로는 남자가 울면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데 이 남자는 곧 넘어질 운명의 인간이며 나 또한 어디로든 끝간에는 사라질 운명의 인간이다.
이렇게 현기증이 만발하는 머릿 속 꿈동산 속에선 이제 막 슬픔 없이 십오초정도가 지난다. 무심한 슬픔. 길들은 사방에서 휘고 그림자 거뭇한 길가에는 침묵이 새는데 고요하고 평화로운 십오초.
무심한 슬픔. 나의 슬픔을 먼 바리에서 지켜보는 듯한, 그런 무심한 슬픔.
이 시의 정념이 폭발하지 않는 부분을 나는 정말 좋아한다. 태양이 온 힘을 다해 빛을 쥐어짜내는 오후의 그 찰나의 십오초를 나는 정말 좋아한다. 내 슬픔을 가만히 바라다보는 그 십오초를.
"전날 벗어놓은 바지를 바라보듯 생에 대하여 미련이 없다..꽃말의 뜻을 꽃이 알리 없으나 봉오리마다 비애가 그득했다..그때 생은 거짓말 투성이였는데 우주를 스쳐 지나는 하나의 진리가..서편 하늘을 뒤덮기도 하였다..그때 하늘 아래 벗은 바지 모양 누추하게 구겨진 생은 아주 잠깐 빛난느 폐허였다. 장대하고 거룩했다."
슬픔이 없는 십오초와 비슷하지 않은가. 그런데 슬픔이 없는 십오초가 생자의 입장에서 죽음을 얘기하는 시라면 아주 잠깐 빛나는 폐허는 사자의 입장에서 생을 이야기한다는 게 하나의 재미포인트랄지. 꽃말의 뜻을 꽃이 알리 없으나 봉오리마다 비애가 가득했던 생은 우주를 스쳐 지나는 하나의 진리가 서편 하늘을 뒤덮을 때 누추하게 구겨져 아주 잠간 빛나는데 그 모습이 장대하고 거룩해보인다는 것이다. 아주 잠깐. 그 해질녘에.
심보선의 시에는 해가 정말 많이 나온다. 그런데 그 낮이 슬퍼. 찬란하게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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